2010.10.10 - 2012.07.18

2012년 7월 19일부로 저는 다시 민간인 신분이 되었습니다. 몇몇 분들의 기대 섞인 우려, 혹은 우려 섞인 기대와 달리, 단 하루의 추가 복무 없이 병장 만기 꽉 채우고 나왔습니다. 할 말은 많지만 간략하게 몇 가지 항목만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군 복무 형태는 카투사, 근무지는 미 2사단 1여단 모 대대 모 중대, 병과는 통신병입니다. 몸 쓰는 일과 머리 쓰는 일을 골고루 다 하며 후회 없는 군생활을 하다가 나왔습니다.


2. IOTV 입고 뛰어다니고 통신망 설치하는 것 외에 다음과 같은 활동을 하였습니다.

2-1. 『마이크로스타일』 번역 및 출간.

2-2. 《프레시안북스》에 서평 기고.

2-3. DOMINO 동인 활동.


3. 이 블로그는 2011년 8월 17일 비공개로 전환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그 날 제가 2사단 지역대에 소환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이 '군인의 정치적 중립의 의무'를 위반했다며 '이우람'이라는 분이 국방부에 민원을 넣었습니다.

보시면 아시다시피 저 글은 '정치의 이론적 해석'에 대한 글이지 '정치적 지지나 비난'을 담고 있지 않으므로 큰 문제는 벌어지지 않았습니다만, 최장집이나 손학규 같은 실존 인물이 거론되고 있으며, 어쨌건 민원이 들어왔으니 뭔가 조치가 취해지기는 해야 한다는 이유로 블로그 폐쇄를 지시받고 그 당일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을 위해 저는 오늘 이 자리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4. 물론 군대는 군대니까 모든 게 다 쉽거나 재미있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워낙 나이가 많은 채 군대를 간 덕에 논산훈련소와 KTA(KATUSA Training Academy)는 쉽게 넘겼지만, 자대에 가보니 얘기가 좀 달랐습니다. 당시의 분위기 속에서 한 불굴의 이성이 본인의 처지마저도 사유의 대상으로 삼아 개인적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을, 당시 썼지만 공개하지 않은 다음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겠습니다.

"지배하지도 지배당하지도"(2011년 1월 16일)


5. 하지만 그것도 이른바 '짬'을 좀 먹으니, 대략 일병 꺾이고 난 다음부터는 별 문제 없이 잘 살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01학번인데, 저보다 많게는 열 살 정도 어린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다보니, 이른바 '이중의 시차'를 느꼈다고 해야 할까요. 어느 시점부터는 선임이건 후임이건 다 제 밑으로 동생들이 되고 말았지만, 저는 워낙 스스로에게 엄격한 탓에 특정 시점을 넘기까지는 함부로 말을 놓고 하대하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런 군생활을 하지 않았습니다.


6. 본연의 현실로 돌아와 생각해보면, '논객질'이라는 특정한 활동의 범주가 있습니다. 다들 군대 오면 비로소 '대중'의 존재를 느끼고 논객질의 한계를 고민한다던데, 저는 카투사라 그런지 학력은 높지만 지성은 미숙한 다수의 고학력자들이 새로운 차원의 '계몽'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었습니다. 지금 당장 뭘 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는 뜻도 아닙니다.

아무튼 돌아왔습니다. 고전 명작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며 이 기쁨을 만끽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덧글

  • yjhahm 2012/07/19 00:14 # 답글

    ㅎㅎㅎㅎㅎㅎ
  • 노정태 2012/07/20 01:25 #

    ㅎㅎㅎㅎㅎㅎ
  • 놀이기계 2012/07/19 00:41 # 삭제 답글

    정말이지 간만에 들러봤는데, 뜻밖의 반가운 소식이 있군요. 언젠가 미디어스 필자모임(이었던가?) 정도에서 한 번 마주친 일이 있었습니다. 군대 간다는 포스팅을 본 게 대략 엊그제 일처럼 느껴지는데 세월은 참 냉정하고도 부지런하군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앞으로 활약 기대합니다.
  • 노정태 2012/07/20 01:26 #

    세월이 냉정하면서도 부지런하다는 말씀이 와닿는군요. 정말 그렇습니다. 기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123 2012/07/19 01:17 # 삭제 답글

    프레시안 최수태가 노정태씨인가요? 후미.
  • 노정태 2012/07/20 01:26 #

    눈치 빠른 사람들은 대강 알고 있던 내용이었죠. 하하.
  • puzzlist 2012/07/19 13:28 # 삭제 답글

    제대 축하 드립니다.
    몇 달 전에 제 아내가 아웃라이어를 읽고, "이 책 번역자 누구지? 저자가 쓴 글보다 역자 후기가 더 훌륭한데?"라고 해서 "번역자 유명한 사람인데 지금 군대 갔지."라고 아는 체를 좀 했습니다. ^^
    앞으로도 좋은 글, 좋은 책 많이 부탁 드립니다.
  • 노정태 2012/07/20 01:29 #

    와, 직접적으로 그런 이야기를 듣기는 처음입니다. 그 역자 서문은 제가 쓴 모든 글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읽었을 글인데, 피드백을 받을 길은 없었거든요. 칭찬과 격려의 말씀 두 분께 모두 감사합니다. 저도 puzzlist님의 블로그에서 제 두뇌의 한계를 느끼며 절망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좋게 말씀해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 감사합니다. ^^
  • 2071 2012/07/20 19:34 # 삭제 답글

    제대하셨군요. 수고하셨네요.
  • 노정태 2012/08/07 22:51 #

    답글이 늦었네요. 감사합니다.
  • erte 2012/07/22 10:20 # 삭제 답글

    어서오세요. 그동안 고생많으셨습니다. :)
  • 노정태 2012/08/07 22:51 #

    하하, 나름 의미있는 시간이었죠. 감사합니다.
  • 2012/07/22 20:52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노정태 2012/08/07 22:52 #

    특별히 맡고 있는 지면은 없고, 간헐적으로 프레시안북스에 (이제는 제 이름으로) 서평을 실을 예정입니다.
  • 로보스 2012/07/23 15:56 # 답글

    무사 제대를 축하드립니다 :)
  • 노정태 2012/08/07 22:52 #

    감사합니다. :) 확실히 군생활은 병장 만기 제대가 가장 빠르고 확실하더라고요. ㅎㅎ
  • 식스팩논객 2012/07/30 21:58 # 삭제 답글

    "저는 그런 군생활을 하지 않았습니다"는 "저는 그러한 삶을 살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을 패러디 하신 건가요 ㅋㅋㅋ 어쨌거나 다시 열린 블로그를 보니 정말 반갑습니다. 고생 많이 하셨어요. 입대하신다는 글을 보고 아쉬워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세월 참 빠르군요(싸제의 시간)

  • 노정태 2012/08/07 22:52 #

    원래 남의 군생활은 빨리 가는 법이니까요. 그래도 카투사로 다녀온 덕분에 배운 것도 적지 않고, 또 비교적 수월하게 그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2012/08/08 19:46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글로 2012/08/13 01:56 # 답글

    몸 성히 제대하신것 같아 다행입니다:)
  • 노정태 2012/08/26 16:24 #

    답글이 많이 늦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24번 2012/08/16 17:00 # 삭제 답글

    형, 어쩌다 저쩌다보니 블로그에 들어왔어요. 정확히는 공지영 관련해서 형 이름을 마주치고 찾아들어온 거. 군생활 관련해서 적어놓으신 건 참 공감하는데, 저한테는 군생활 내내 편히 지내셨다더니 이것저것 많이도 하셨네요. 전 정말 놀기만 해서 복학하려니 죽을 지경... 어쨌든 잘 지내시고 언젠가 민간인으로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있겠죠. 전역식날 붕 떠 있다 제대로 인사도 못드려 죄송했습니다.;; 아, 저 누군지는 아실 거라 믿어요.ㅎㅎ
  • 노정태 2012/08/26 16:26 #

    나도 이것저것 많이 한 것 같지만 본질은 논 거지 뭐. 전역식날 인사도 제대로 못 했다니 그게 무슨 소리냐. 같이 차 타고 CRC까지 갔구만. ㅎㅎ 논산에서 바로 옆자리에 처지 비슷한 동기가 있었던 게 참 운 좋았던 것 같다는 생각을 요새 많이 하고 있었어. 둘 다 무사히 전역해서 다행이고, 이제 다시 사회생활 잘 해보자.
  • guinevere 2012/08/29 12:35 # 삭제 답글

    이런 소식은 좀 신문기사나 뉴스로 알려야지 말입니다. 한 달 반이나 지나서 알았잖습니까 ㅎㅎ 무사전역 축하드립니다.
  • 꼬마 2012/09/15 16:46 # 삭제 답글

    건강히 돌아오셔서 다행입니다.
  • 2012/10/04 10:42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Mal-Chin 2013/03/07 15:02 # 삭제 답글

    그럼에도 불구 게시물은 매우 빠른 초보자 초보자에 대한. 단 5 월 님이 하시기 바랍니다 확장 에게 비트 시간에서?게시물에 대한 | 감사합니다 당신에게 감사합니다.
  • writing re 2014/08/26 15:47 #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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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mmarizin 2014/09/10 02:43 #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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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raphic de 2014/09/18 21:24 #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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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cademic t 2014/10/04 01:45 #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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