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항 - 진중권 논쟁

김규항은 진중권이 '사회주의자'라고 선언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를 자유주의자로 지칭하고 있다. 애초에 이 '논쟁'이 시작되게 된 배경을 보면 그렇다. 문제가 된 칼럼 "오류와 희망"의 단락을 읽어보도록 하자.

그 에피소드는 대중성 강박에 빠진 진보신당이 보여 온 무수한 프레임 오류 가운데 한 예일 뿐이다. ①심지어 진보신당은 진중권 씨를 비롯한 진보신당 당적의 자유주의자들이 그나마 진보신당의 정체성을 간직한 ‘전진’ 같은 그룹을 마치 스탈린주의자들이라도 되는 양 마구잡이로 조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②그런 자유주의자들이 촛불광장에서 활약한 덕에 당원이 늘었다지만, ③그렇게 입당한 사람들은 지금 진보신당을 아예 자유주의 정당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원문자 강조는 인용자.


굳이 원문자 강조를 해가면서까지 이 문단을 적시하는 이유는, 이 속에 등장하는 논리적 비약을 정확하게 잡아내기 위해서이다. 하나씩 따져보기로 한다.

김규항이 말하는 '자유주의자'의 개념 정의가 '전진'이라는 진보신당 내 정파와 입장을 달리하느냐 하지 않느냐라면, 진보신당은 촛불 이전에도 자유주의 정당이었다. 당내 정치에는 과문하지만, 적어도 전진이 촛불 이전부터 다수파가 아니었다는 사실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①에 등장하는 "그나마 진보신당의 정체성을 간직한 '전진'같은 그룹"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은 것이다. 진보신당의 정체성은 처음부터 애매했고, 그 약점은 '진보신당연대회의'라는 공식 명칭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에서부터 매우 잘 드러나고 있다.

①과 같은 이유로 자유주의자로 규정된 진중권은 ②와 같이 촛불 현장에서 활약하여 대중들의 이목을 끌었고, 그 결과 정당의 인지도를 높이고 신규 당원들을 끌어모았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유입된 당원들 중 상당수가, 굳이 말하자면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의 실험이 실패한 후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던 구 여당의 지지층에 가까운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 결과 현재 진보신당의 당내 여론은 당내 과격파들이 주장하는 것과는 정 반대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러한 현실을 놓고 본다면 ③과 같은 비판은 충분히 성립할 수 있다. 문장만을 놓고 본다면 그렇다는 뜻이다. 진보신당 내에서도 진보신당이 이른바 '빅 텐트'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심상정의 경기도지사 탈퇴를 그러한 차원에서의 사전 포석으로 해석할 여지가 존재하므로, 김규항의 비판은 그 말 자체로서는 충분히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③에 등장하는 '자유주의 정당'이라는 어구의 '자유주의'와, ①과 ②에서 진중권을 지칭할 때 쓰인 '자유주의자'의 '자유주의'가 같은 차원에서 다루어질 수 있는 것이냐이다. 그 지점에서 이 칼럼이 내재하고 있는 자연스러운 논리적 비약을 관찰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진중권이 자유주의자라고 비판받은 이유는 전진과 생각이 비슷하거나 '전진과 나는 생각이 비슷한 사회주의자'라고 선언하지 않아서이다. 그러한 수준의 자유주의를 편의상 '자유주의 A'라고 부르기로 하자. 한편 진보신당의 정체성과 어긋난 정책 및 선거 전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을 수 있다. 심상정 뿐 아니라 노회찬도 선거 후보 때려치우고 '반 MB 전선'을 위해 투신해야 한다는 그런 소리 말이다. 김규항이 ③에서 비판하는 신규 유입 당원들 중 적잖은 수가 그런 생각을 품고 있었다. 그것을 '자유주의 B'라고 해보자.

자유주의 A와 자유주의 B사이의 간극은 대단히 크다. 전자는 진보신당의 정체성 내에서 그 정체성을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 하는 이견을 놓고 생기는 것인데 반해, 후자는 진보신당의 존립 이유 자체를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규항은 '자유주의자' 진중권의 활약으로 인해 진보신당이 숫제 '자유주의 정당'이 되어가고 있다고 말함으로써, 두 개념 사이의 차이를 슬쩍 모른채 뒤섞어버린다.

문제는 김규항 식으로 정의된 자유주의 A에 나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나뿐 아니라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렇다. 전진의 이념적 정체성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과 동일하기 때문에 진보신당에 들어와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김규항이 자유주의 A를 지칭할 때처럼 말한다면 진보신당 내에 자유주의자가 아닐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당게에서 심상정 자진탈당하라고 목소리 드높이는 그 20여 명? 그나마 진보신당의 정체성을 간직한 전진? 심상정 노회찬 두 사람 모두 전진 소속이 아니니까 그 둘도 자유주의자일 테고, 흐음….

말하자면 김규항은 '자유주의'라는 테마에 대한 논쟁의 수준을 대단히 유치한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사회주의 만세, 라고 선언하지 않으면 자유주의라는 식이다. 그런 주장에 동의할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또, 김규항과 같은 식의 잣대를 누군가 들이밀 때, 울컥 하는 심정에 '그래, 나 자유주의자다'라고 말하고 싶은 심정에 휩싸이지 않을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그 사회주의, 결국 누구 좋으라고 하는 걸까?

김규항 식 기준을 놓고 볼 때, 심지어 그 비난을 무릅쓰고 선거를 완주한 노회찬조차도 "제 정체성을 지켰다고 하긴 어렵다." 실천이 아니라 선언에서 제 정체성을 찾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선거와 투표는 후보자와 유권자가 임할 수 있는 가장 큰 정체성 시험의 장이고, 그 속에서 우리는 누군가의 실질적 정치적 지향성을 명확하게 판가름해볼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진보신당 내에 존재하는 '자유주의 B'의 문제점이다. 그런데 김규항이 비판하는 '자유주의자' 진중권 및 "제 정체성을 지켰다고 하긴 어려"운 노회찬만 해도, 그 '자유주의 B'와의 갈등을 뼈가 시리도록 겪어왔고 또 이번 선거에서도 겪지 않았던가.

선언의 대상으로서의 사회주의가 아닌 정치적 목표로서의 사회주의를 상정한다면, 그것이 '자유주의 A'가 되어버리는 것은 현실 속에서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일이며 정치 세력 및 정치인으로서는 그것을 감내해야 할 순간이 다가오기도 한다. 적어도 '나는 사회주의자요'라고 선언하는 것만으로는 그 어떤 바람직한 정치적 결과도 얻을 수 없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하니 말이다. 그러나 그것이 한 정당으로서의 정체성과 존립 이유를 포기하는 결정과 혼동될 필요는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

김규항의 '자유주의자'라는 비난은, 한 칼럼니스트로서 택할 수 있는 매우 편리하고 게으른 선택일 뿐 아니라, 진보신당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화법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심지어 최장집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자유주의에 대한 재평가 흐름과도 무관한, 한낱 사변적 논의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덧글

  • 시드 2010/07/17 01:55 # 답글

    자유주의 'A'와 'B'를 묶어 통칭 '자유주의'로 지칭하는 것은 운동진영 내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실제 사용 용례입니다.물론 학술적, 사상조류적으로 적합하지 않은 표현일 것이고, '칼럼니스트'가 행하기에 '게으른' 선택일 수 있다는 말도 일리가 있긴 하긴 하지요. 그러나 언어라는 것이 사회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기에, 김규항씨의 칼럼이 '진중권'을 향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그를 '자유주의'라고 지칭하는 것은 그 자체로 진보신당을 '운동적 정당'으로 호명하고 싶다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보이기도 합니다. 즉, 진보신당은 학술토론 정당도 다원주의 정당도 아니고 '운동하는 사람들'의 정당이기에 '자유주의'라는 운동진영 내에서는 관례적으로 쓰이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지요.

    어쩌면 거기에 대고 자유주의 내부의 스펙트럼을 설명하는 것(학술적/이론적으로 '자유주의자'라는 표현은 성립할 수가 없죠. 자유주의의 개념은 워낙 방대하니까요)이 오히려 사변적 논의가 되지는 않을런지요.

    ps. 다른 얘기이지만 진중권씨의 강연을 한번 들은적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자기는 사회주의/계급이론을 구시대의 유물로 사고한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에게는 '정치적 목표로서의 사회주의'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지요. 운동진영 내부의 자유주의 개념 오남용과 별개로 진중권 자체를 '자유주의자'라고 규정하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 노정태 2010/07/17 02:14 #

    실제 사용 용례가 있다고 해서 그것이 '올바른' 언어가 되지는 않는다는 점에 시드 님 역시 동의하셨으니, 그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논의를 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여기서 문제삼는 것은 진중권, 혹은 누군가를 '자유주의자'라고 호칭하는 언어 습관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이죠. 설령 진짜 자유주의자를 상대하고 있더라도, 그를 '자유주의자'라고 욕하는 순간부터 욕하는 사람의 인격적/지적 품위는 회복될 수 없는 손상을 입는다고 생각해요.

    정치적 목표로서의 사회주의라... 가령 빌리 브란트라는 사람이 있지요. 독일 사민당 총재였고 총리도 했던 사람입니다. 그 사람은 "자유주의 없는 사회주의는 없다"고 일갈한 적이 있어요. 그럼 빌리 브란트도 자유주의자입니까? 그에게 '자유주의자'라고 비난할 권리가, 다른 이들에게 저절로 발생하나요? 음, 잘 모르겠습니다.

    계급이론이라는 단어 역시 자유주의라는 개념만큼이나 방만하죠. 역사유물론적 도식에 따라 결국 프롤레타리아가 지배하는 사회가, 즉 모든 계급적 차별이 철폐된 사회가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간직하느냐 마느냐부터 시작해서, 그 계급이라는 것을 현실 속에서 어떻게 확인하고 구획지을 것이냐 등. 저는 사회주의 유토피아의 텔로스는 믿지 않습니다. 계급을 통한 사회 분석이 현실을 해석하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되는 지적 도구라는 점은 인정하지만요. 그럼 저도 자유주의자가 되는 건가요? 한국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지표는 노동조합 조직률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저 같은 경우도, 모든 계급적 차별이 철폐된 역사유물론의 5단계를 믿지 않으면 자유주의자라고 불리게 되는 것입니까?

    자유주의 뿐 아니라 사회주의라는 개념도 오남용되고 있죠. 문제는 김규항 같은 '대놓고 사회주의자'들이, 과연 스스로가 어떤 사회주의자인지조차 그 사회주의에 대한 논의의 문법을 올바로 지켜가며 말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제 공부가 짧아서 더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만, 제 문제의식은 이러합니다.

    좋은 리플 감사합니다.
  • 시드 2010/07/17 03:10 #

    보통 운동진영 내에서의 '자유주의' 규정은 소위 '같은편' 끼리 모여서 상대방을 뒷담화 할때 사용하죠. 뭐 김규항씨야 원래 쫌 공격적이시긴 했지만, 그것을 상대방에게 직접 일갈하는 것은 참으로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처음 읽을 때는 잘 못느꼈는데, 댓글을 보고 다시 읽어보니 그러한 '언어 습관'에 대한 비판이 담겨있는 내용이었네요. 사실 그런 태도가 생겨난게 워낙 다들 귀찮아서 대충 '자유주의자!!"라고 규정해버리는 역사가 있었던 것 같은데,, 바꾸는게 쉽지는 않겠지만 정말로 중요한 지적이라고 생각됩니다.


    ps에 달려있던 내용은 뭐랄까 개인적인 생각이 담겨있던 얘기였습니다. 즉, 김규항씨의 비판 혹은 김규항씨의 평소 언어습관 등에 관한 평가와 별개로 진중권씨에 대한 평소 생각이 포함된 얘기였습니다.

    마르크스의 역사유물론/혁명론을 그대로 따르는 사람만 진보신당에 모아놓자고 주장하는 것은 말그대로 어불성설이지요. 애초에 마르크스도 그렇게 운동하지도 않았거니와요..ㅎ 그렇지만 분명한 구분선은 존재해야한다고 보는데, 그게 노정태님의 글의 '자유주의자 B'이겠지요. 그랬을 때 저는 개인적으로 평소에 진중권씨를 진보신당이 가져야하는 구분선 밖에 있는 자유주의자 B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강연회에서 진중권씨의 발언은 맥락상, "지금 때가 언젠데 아직도 사회주의니 계급이니 얘기하는 멍청이들도 있냐?"라는 식으로 발화된 것이었고, 굉장히 대중적인 강연회 자리였기에 그 자리에 있던 활동가들은(진보신당 활동가인 친구들도 있었습니다)은 멍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외에도 노무현 사망정국 당시의 태도나, 광우병 당시의 태도 등을 볼때 개인적으로 저는 "진중권이 진보신당의 '대중성'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진보성'에는 치명적인 피해만 입히고 있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뭐 그냥 '느낌'에 기반한 측면이 많아서 추상적으로 밖에 얘기를 못드리겠지만, 그 '느낌'은 진보신당이 독자적인 진보정당으로서 가져야만하는 최소한의 원칙(이게 꼭 마르크스주의일 필요는 없는 것지요.)들에 진중권은 위배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한 평가을 '자유주의'로 호명하는 것이 잘못되었는가에 대한 것과 별개로 말이죠.

    대충 읽고 간단히 적은 댓글이었는데 장문의 답글을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ㅎ
  • 노정태 2010/07/17 03:35 #

    진보신당 뿐 아니라 모든 정당의 구성원이 가져야 할 첫번째 임무는 선거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을 찍는 것입니다. 또한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을 찍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온갖 논리들에 저항하는 것입니다. 저는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사람들을 '자유주의자 B'라고 지칭했는데, 진중권은 저 둘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죠. 시드 님이 생각하시는 조건은 무엇인지 궁금하군요.

    한편 김규항은 2001년 대선 당시, 그렇게 시뻘건 좌파 타령을 해놓고서 결국은 사회당이 아니라 민주노동당을 찍었습니다. 권영길 찍었죠. 저는 그러한 식의 '비판적 지지' 역시 지양되어야 한다고 봐요.
  • 시드 2010/07/17 03:49 #

    저같은 경우는 '투표 행위' 보다는 '그 정당이 구성된 이유'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진보신당이 존재하는 이유라면 양대보수정당의 틀과는 다른, 또 동시에 NL 중심의 민중운동 세력과는 다른 이념/정책/지향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당원'이라면 그러한 이유에 동의하고 더 나아가서 그것들을 현실 속에서 실현시켜 나가도록 노력해야하는 것이겠지요. '투표 행위'는 그러한 현실화의 한 예시인 셈이구요.

    그랬을 때 개인적으로 진중권씨의 이념/정책/지향점이 진보신당과 얼마나 동일한지 의문이 드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오히려 민주당내 좌파와 더 맞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진중권씨의 이념 등이 진보신당과 맞지 않는다는 전제를 깐다면, 그 사람의 "투표 행위"는 기본이거니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을 찍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온갖 논리들에 저항하는" 행동까지도 별 의미가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것들이 진보신당의 표를 늘리는데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진보신당의 실존 이유와는 위배되겠지요. 진보신당은 5%의 '득표'율이 10%로 늘어난 것을 좋아하는 정당이 아니라, 5%에 불과했던 '우리의 정강정책 지지자'가 10%로 늘어났다는 것에 좋아하는 정당이지 않나요?

    물론 한 사람의 이념을 함부로 평가하고 재단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행위입니다. 제 논리의 전제는 진중권씨가 진보신당의 이념 및 정체성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그 전제가 부정된다면 제 논리 전체도 부정됩니다. 제 생각과 진중권씨는 매우 다른 사람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겠지요. 단지 진중권씨가 워낙 언론에 노출이 많이 되었었고 그 사람을 평가하게 만드는 몇몇 행위나 발언들을 일상적으로 접하게 되면서,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 같네요.
  • 노정태 2010/07/17 05:09 #

    진보신당과 진중권의 이념/정책/지향점이 동일하지 않다, 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먼저 진보신당의 이념/정책/지향점이 동일성(identity)을 지닌 객체로 존재해야 합니다. 저는 그렇지 않다고 보고 있고요.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으리라고 봅니다.

    정당의 목표는 어떠한 이념이나 정책을 현실 정치 속에서 구현하는 것입니다. 이미 독일에서는 사민주의 논쟁을 통해, 적어도 사민당 내에서는 결론이 난 부분이죠. 그래서 저는 실질적으로 이탈표를 만들거나 이탈표를 만들자고 선동하지 않는 한, 특히 진보신당처럼 뚜렷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경우, 최대한 다양한 견해를 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누구는 진보신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다, 라는 결론에 쉽게 도달하는 것보다는 그 편이 좀 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에 부합한다고 생각해요.
  • 시드 2010/07/17 09:08 #

    뭐 저야 진보신당 당원도 아니고, 지지자도 아닙니다. 단지 진보신당 내부에 저와 정치적 지향성이 비슷한 그룹들이 꽤나 존재한다는 것을 알기에 그 사람들이 당 내부에서 권력(?)을 갖고 당이 그런 형태로 나아간다면 지지할 의사가 있는 정도랄까..ㅎ 그런 맥락에서 남겼던 댓글들이었습니다.

    좋은 의견들 감사합니다. ^^
  • 노정태 2010/07/17 15:58 #

    그러니까요. 님과 입장이 비슷한 특정 정파가 진보신당의 정체성을 대변한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겠죠. 제가 김규항의 논리에서 잘못되었다고 짚고 있는 지점도 바로 그런 것이고 말입니다. 서로 유익한 대화였기를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 erte 2010/07/17 02:59 # 삭제 답글

    제 짧은 소견으로는 여러가지로 김규항씨가 게으르다는 생각인게...

    진중권씨는 굳이 구분하자면 '자유주의자'라기 보다는 '무정부주의자'에 더 가깝지 않나요? '사회주의자'로 보이지 않는다고 중도보수성향 자유주의쪽 색깔로 집어넣어버리는건 정말 좀 아닌거 같네요.

    그리고 사회주의를 하시고 싶으면 사회당이 있을텐데 왜 그러시는지... 제가 본 진보신당은 사민주의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만... (사실 사회주의와 사민주의의 차이를 물어보신다면 뭐 딱히 대답드릴 말은 없습니다. -_-)
  • 노정태 2010/07/17 03:38 #

    문제는 이놈의 운동권 논리가 통용되는 동네에서, '무정부주의자'라는 단어는 욕으로 쓰이지 않는다는 거죠. 특히 '아나키스트' 이래버리면 이건 뭐, 캬... 진중권이 글이나 강연 등으로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탐색하는 것이 귀찮은 일이기도 하거니와, '너는 무정부주의적 성향이 강한 자유주의자라고 볼 수 있겠어'라고 하면 화끈하지가 않잖아요.

    '꼬우면 사회당 가라'는 논리는 사회당에 대해서도 또 진보신당에 대해서도 독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로서는 피하는 편입니다만, 진보신당의 정체성을 자신이 떡하니 규정해버리는 건 참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이죠.
  • erte 2010/07/17 04:09 # 삭제

    아.. 마지막꺼는 '꼬우면 사회당 가라'가 아니라, 정책이 세부적으로 얼마나 달라질지 모르겠는데 진보신당을 '사회주의'로 떡 찍어버리면, 이미 '사회주의'라는 아젠다를 선점하고 있던 사회당과 당이 달라야할 이유가 별로 없지않느냐 하는 뜻에서 시작한 말이었습니다만, 뭐 결론은 역시 이미 말씀하신 것과 같습니다. 그걸 김규항씨 당신이 왜 규정하냐고요...
  • 노정태 2010/07/17 05:12 #

    아, 저도 erte 님이 전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신다는 차원에서 한 말은 아닙니다. 사실 '꼬우면 사회당 가라'는 진중권의 18번 논리죠. 저는 '진중권은 진보신당의 이념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말만큼이나 '그럼 너그들이 사회당 가라'라고 말하는 것도 폭력적이라고 생각해요. 괜한 경계심에 erte 님께 다소 쏘아붙인 것 같네요.

    사회당이 사회주의라는 아젠다를 전적으로 선점하고 있었느냐, 꼭 그렇게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한국의 진보정당들은 대북정책같이 '구체적'인 사안을 빼고 나면, 괄목할만한 이념적 차이를 보여주고 있지 못합니다. 적어도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떤 차이를 생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 납득할만한 해답을 주고 있지는 않죠. 그래서 만약 김규항씨가 '진보신당의 진보성은 이런 것이다'라고 딱 잘라줄 수 있다면 저는 그를 지지할 생각이 있습니다.
  • 도르래 2010/07/17 05:34 # 답글

    근데 원문에선 김규항이 진중권을 '자유주의자'라고 부르는 근거가 애초에 없네요. 그 글을 읽는 독자들도 갸우뚱 할 듯..;;
  • 노정태 2010/07/17 05:47 #

    그나마 확인할 수 있는 게 '진중권은 진보신당의 정체성을 간직하고 있는 집단을 놀리고 비웃는다'인 거죠. 이걸 대체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 socio 2010/07/17 06:20 # 답글

    최근 레디앙의 논쟁도 그렇고 자유주의라는 단어가 동네 북인 것 같습니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40100629115730&section=01
    최선생의 발제문 요약문을 좀 회람시켜야 할 듯.
  • 노정태 2010/07/17 15:51 #

    자유주의라는 단어를 너무 만만하게,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남용하고 있는 게 맞죠. 그런데 저는 최선생의 주장대로 '이데올로기로서의 자유주의'를 강조하는 정치적 전략이 현 시점에서 성립할 수 있을지 매우 의문스러운지라, 그 분의 주장을 전적으로 신뢰하거나 따르고 있지는 않습니다. 좋은 리플 감사합니다.
  • 하늘타리 2010/07/17 09:25 # 답글

    진중권이 어떤 의미에서 자유주의자인 것 맞을 수 있겠지만, 김규항이 싫어하는 그 '자유주의'자는 아닌 듯하네요. 80-90년대에 진보의 반대의 의미로 진영논리의 맥락 속에서 단지 진보주의자들의 혐오 혹은 비호의적 감정의 그릇으로만 사용되었던 자유주의자의 의미를 전혀 다른 맥락 속으로 접목시키는 건, 의도적이었다면 비열한 거고, 비의도적이었다면 무식한 행동이죠. 김규항씨는 용자시네요.
  • 노정태 2010/07/17 15:52 #

    김규항의 특징 중 하나는 고의와 과실이 혼동되어 있다는 거죠. 글을 쓰는 과정에서요. 그 유명한 '그 페미니즘', '그놈들과 그년들'에서도 이런 식이었습니다. 보면 고의로 이런 짓 하는 것 같은데, 문제가 되면 '어어, 왜 이래, 실수야 실수' 이러는 거. 정말 왜 이러시나 싶어요.
  • abrasax_ 2010/07/17 10:08 # 답글

    김규항 씨의 블로그에 자주 들어가는데, 위의 칼럼을 보충(또는 해명)하기 위해 글을 몇 개 더 올렸더군요.
    스스로도 글을 잘못 쓰긴 했다는 것은 알고 있겠지요. 비난이든 비판이든 본인이 말하는 것처럼 정말 '지식인'이라면 적어도 알아먹게는 해야 할 것인데, 근거도 없고 재미도 없고 이건 뭐.

    아무튼 둘 다-특히 김규항-정면으로 부딪힐 뜻을 분명히 밝혔으니, 앞으로 더 두고 볼 일입니다.

    당게의 글들도 그렇고, 무언가 경직되어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고 있습니다.
    진보신당인지 뭔지 구분이 안 될 정도예요.
    진중권 씨는 이 상황에 대해 '파시즘' 얘기까지 했는데... 틀린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 노정태 2010/07/17 15:56 #

    저도 그것들을 읽어봤는데, 그게 해명이면 저는 셰익스피어죠. 본인은 '그냥 다들 아는 평범한 이야기'라고 하지만, 그 논리가 통용되는 영역은 사실 매우 좁은 운동판 뿐입니다. 그것을 사회 일반의 상식으로 치환해서 제시하는 것은 그다지 환영받을만한 행동이 아닐 텐데, 도외시하고 있죠.

    진보신당 내외의 목소리들이 대단히 경직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저도 그렇게 느낄 때가 많죠. 이럴 때 구체적인 정책적 지향성과 실천으로 극복해야 하는데, '자유주의자는 진보신당에 필요없다' 같은 논쟁이나 벌이다니. 안타까운 노릇입니다.
  • 웃기3 2010/07/17 15:42 # 삭제 답글

    어차피 모든 정당은 운동 하는 정당 아닐까. 그 운동이 Sports 가 아니고 Movement 라면. 시비 걸려는 건 아니고 신당의 그 관성적 운동의 태도가 때론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에... 어찌됐던 B급 하고 진중권 하고 논쟁을 하던 쌈박질을 하던 그 싸움의 근거인 진보신당의 정체성 부터 명확히 정의하는 게 우선 아닐까. 당강령 깉은 데 나와 있는 진 모르겠지만 워낙 게을러 터져서. -.-;; 신당의 대표 당원들이 저렇게 이해 방향이 틀리다면 일반당원, 일반대중은 더 헛갈릴텐데. 그 정체성 정의가 먼저 이뤄지면 논쟁의 상당 부분은 해결될 테고. 아 물론 '당의 나아갈 길' 이런 부분에서는 끝도 없는 논쟁이 지속되겠지만. 제3자 입장에서도 편을 정해서 응원할 채비를 하고 있는 데 '당 정체성은 이거야' 라고 정확히 나와 버리면 좀 뻘쭘해지는 데. B급을 워낙 같잖게 생각하고 진중권은 그럭저럭 호감을 갖고 있으니 응원 대상은 정해졌고.. 진보신당, 넌 누구냐...!!
  • 노정태 2010/07/17 15:57 #

    이 리플의 논지는 무어냐...!!
  • 웃기3 2010/07/17 18:13 # 삭제

    이런, 이 쉬운 글을 이해 못하니 허구헌날 쌈박질 할 법도 허네. B급은 노동자계급의 배타적 당파성을 주장 하면서 진보신당 정체성을 주장하고, 진중권은 위 어느 댓글에도 나오 듯이 요즘 세상에 아직도 계급이냐 라고 주장한다면 진보신당이 제시 하는 당의 정체성을 이 참에 명확히 하면 두 사람의 논쟁도 상당 부분 해소될 거 아니냐. 함 더 묻겠다. 진보신당 넌 누구냐. 설마 다들 잘 먹고 잘 살았음 좋겠어요. 이런 건 아니겠지. 아님 정체성 그런 거 원래 애매하게 출발한 가설 정당이야. 쫌 만 기둘려 봐.이런 거..??
  • 노정태 2010/07/18 01:48 #

    설마 진짜 몰라서 모른다고 하겠냐. '정체성 논의'라는 것이 얼마나 한심한가 하는 것이 이 글에 깔린 전제 중 하나인데, "정체성부터 명확히 정의하는 게 우선" 같은 소리를 하고 있는 걸 보자니 한심해서 그러는 거지. 너님처럼 편을 정해서 응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실질적인 논의는 진전이 안 되는 거고. 진짜 정체성 논의가 의미를 가지려면, 그 정체성 하에서 어떤 정치적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데, 특히 김B급 같은 사람은 그런 거에 관심이 없지. 그렇다고 끝없는 '정체성 논의', '강령 만들기 싸움' 같은 거에 말려들면, 진보신당은 살아남을 수가 없다고. 알겠음?
  • 웃기2 2010/07/18 09:56 # 삭제 답글

    뭐 지금 수건돌리기 하남. 정체성 알면 갈차주면 되지. 거 디게 비싸게 노네. 어떤 논쟁이 있으면 당연 편은 생기기 마련인데 그걸 굳이 '편가르기'로 이해한다면 정태는 너무 깔끔 떠는 거 아니냐. 뭐 본인도 말하듯이 진짜 정체성 논의가 의미를 가질려면 그 정체성 하에서 어떤 정치적 결과를 가져올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는데, 지금 진보신당의 정치적 결과를 보아하니 그 정체성도 무지 허접할 거 같다. 그건 그렇고 저번 댓글러 소송껀은 잘 진행되남. 안상수 '옆집 개소송' 에 버금가게 우스꽝 스럽던데 진행상황 좀 팬써비스 입장에서 중계 해주면 안될까..
  • 딩가딩가 2010/07/18 14:39 # 삭제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이 님의 이런 모습을 하늘에서 보면 기분이 어떨지 생각 해 보세요. 이러는게 노무현을 위하는 길일까요?
  • 웃기2 2010/07/18 20:11 # 삭제

    노대통령이 여기서 왜 나옴. 할 말 더럽게도 없나 보네. 오호, 진신당 정체성이 반노, 반유시민 이었지. 그걸 깜빡했네. 즐~
  • 노정태 2010/07/19 00:16 #

    정치적 결과, 화끈했지. 민주당 지지자들은 노회찬이 사퇴 안해서 한명숙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지만, 진보신당 입장에서 보면 진보신당이 요구하는 협상에 응하지 않아서 한명숙이 떨어졌다고 말할 수 있는 거 아니겠음? 파괴력 있는 소수의 지지자들을 가지고 있다는 건, 적어도 니가 생각하는 것처럼 가벼운 일만은 아닌 거란다.

    아무도 기억 안하는 그 캡쳐 얘기를 다시 하는 거 보니 쫄리나봐? 그러게 착하게 살지 그랬어...
  • 웃기2 2010/07/19 13:37 # 삭제

    파괴력이라 ㅋ 어디 맨땅에 헤딩하는 파괴력..?? 아무도 기억 안하긴 생각날 때 마다 웃겨 죽겠는데. 쫄리는 거야 누군지 내 알 바 아니고 그러길래 왜 그런 듣보 짓으로 사람을 궁금하게 하니..ㅋ
  • 노정태 2010/07/19 18:12 #

    노회찬 때문에 한명숙 떨어졌다고 난리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파괴력이 없었다고 난리야. 그리고 당사자가 아닌 한, 그런 시시한 소송에 누가 관심이나 갖겠어? 본인 아니면 신경 끄시고.
  • 학생 2010/07/19 02:33 # 삭제 답글

    노정태님의 팬(?)으로서 한 말씀드리고 싶군요..
    김규항이 진중권에 대해 비판하는 점은 어디까지나, '전진 같은 그룹을 마치 스탈린주의자들이라도 되는 양 마구잡이로 조롱하는 것'이지 단순하게 '전진과 이념을 달리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노회찬이나 심상정이, 또 님이 전진 같은 그룹을 마치 스탈린주의자들이라도 되는 양 마구잡이로 조롱했던가요? 님의 이번 글은 김규항의 글을 너무 악의적거나 무성의하게 해석하는 것처럼 여겨져 기분이 좀 그렇네요..
  • 노정태 2010/07/19 02:49 #

    노회찬은 전진을 조롱하지 않았죠. 님 말씀대로. 하지만 김규항은 제가 인용한 글에서 역시 그 노회찬도 "제 정체성을 지켰다고 하기는 어렵다"라고 평가합니다. 진중권이 전진을 조롱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요인일 뿐이에요. 김규항의 글 전체의 논지를 보면, 우선 진중권이나 노회찬 등이 "그나마 진보신당의 정체성을 간직한" 전진 같은 그룹과 달리 "제 정체성을 지켰다고 하기는 어렵다"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우선입니다.

    그것은 뒤이어지는 김규항의 '해명'을 통해서도 잘 나타나고 있죠. 논쟁을 싸움으로 만드는 진중권의 화법에 반대하며, 상식적인 논의의 수준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결국 '좌파정당의 정체성은, 지금 나는 뭐라고 딱 말하지 않지만 아무튼 네가 하는 그것은 아니잖아'라는 이야기밖에 안 되는 겁니다.

    김규항에게 학생 님의 해석처럼, '김규항씨는 "어디까지나, '전진 같은 그룹을 마치 스탈린주의자들이라도 되는 양 마구잡이로 조롱하는 것'"에 반대하고 계신거죠?' 라고 물으면, 아니라고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그 해석을 용인하는 순간 저 칼럼 전체는 진중권 개인의 말버릇에 대한 수준 낮은, 서로 이메일로 주고받아야 마땅할 그런 수준의 이야기가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충분한 설명이 되었을지 모르겠군요.
  • 학생 2010/07/19 05:09 # 삭제 답글

    정태님.. 부족한 저에게 있어선, 진보신당의 정체성을 명확히 규정하는 일은 참 어렵고 너무나 벅찬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의 김규항과 진중권의 논쟁의 핵심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많이 논의되고 있는 그런 '진보신당의 정체성' 문제가 아니라, '진중권을 자유주의자라고 딱지 붙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규항이 노회찬과 진중권, 둘 다에 대해 진보신당의 정체성에 어긋나는 행위를 했다고 비판한다 하더라도, 노회찬을 진중권에 대해서처럼 자유주의자라는 딱지를 붙이며 비판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아무리 노회찬이 토론회에서 진보적인 정책을 내세우기보다 오세훈을 타격하는데 집중했다하더라도, 그건 김규항이 좀 아쉬워하는 정도이지 그렇게 심한 거부감을 가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진중권은 노회찬이나 심상정과는 달리 근본적으로, 사회주의나 계급이라는 개념에 입각한 시각에 대한 반감을 대중 앞에서 많이 표출하기에, 김규항은 그런 점에 대해 진중권을 자유주의자라고 딱지 붙이며 비판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제 생각에 그건.. 좌파적인 입장에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비판이라고 생각됩니다만.. 예전부터 느낀 거지만, 어쩌면 정태님도 김규항에 대한 반감이 좀 심한 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좀 듭니다.
  • 노정태 2010/07/19 18:16 #

    진중권을 자유주의자라고 딱지붙이기 위해서는, 적어도 '자유주의자가 아닌' 기준이 필요하지 않겠어요? 김규항에게 그것은 ""그나마 진보신당의 정체성을 간직한" 전진 같은 그룹"으로 표상되는 것이고요. 그래서 결국 당 정체성에 대한 논의를, 김규항은 어떤 식으로나마, 하고 있는 겁니다. 그게 아니라면 앞서 제가 답글에서 말했듯이 그는 진중권의 말뽄새를 붙잡고 불필요한 말싸움을 벌이는 것에 지나지 않게 된다니까요.

    노회찬에게 자유주의자라고 딱지를 붙이고 있지는 않지만 "제 정체성을 지켰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하고 있죠. 그건 마치 본인이 구약 시대의 제사장처럼 장막 너머의 야훼와 독대하는 누군가이고, 그런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 자는 이스라엘 백성이 아니라고 선포하는 것과 다를 바 뭐가 있겠습니까. 제가 김규항을 싫어하는 것은 바로 이런 독단주의가 반지성주의와 결합되어 대중적인 파급력을 보인다는 것 때문입니다.
  • 게으른 2010/08/09 19:18 # 삭제

    학생씨 글 잘봤습니다. 위에 어느분님 말처럼 김규항씨가 좀 게을러 이런 논쟁을 만드는게 아닌가 싶네요. 분명 최근 블로그 조각글에서 말했듯이 최근 수년간 모든 이념의 그중에 진보이념에서 인간으로서 가장 균형잡힌듯한 위치를 화려한 혀로 선점해 모든것을 제단해왔던 전력을 그만 둘때가 온거지요. 우파좌파개혁진보의 모든 이념의 기준이라고 5년 통치하며 보낸 정치인이 우파에도 한명이 있었지요. 정말 제사장-대상은 다르지만 노정태시 표현대로-처럼 굴면서 하던짓을 누군가 그만두게 해야 할 일을 이제야 나서준건 만으로도 고맙습니다. 제사장 처럼 보이더라도 말이죠(전 그렇게 보진 않지만). 아니 제가 보기엔 김규항씨 표현이 훨씬 더 부드럽고 설득력이 있어보입니다. 적어도 제 눈에는 김규항씨가 뜬금없는 글을 쓴적은 있지만 반지성주의와 독단주의로 글질을 해오지 않은거로 보이니까요.
  • 게으른 2010/08/09 19:23 # 삭제

    사족이지만 블로그를 둘어오면서 늘 느끼는 아니 감동받고 있는 노정태씨의 블로그 제목글인 "영리함의 차가운 고지에서 어리석음의 푸르른 골짜기로 내려가라."란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두분을 꼽으라면 자유주의자이신 고종석씨와 좌파이신 김규항씨을 꼽고 싶네요.
  • 김준 2010/07/21 11:32 # 삭제 답글

    요즘같은 시대에.. ``야훼와 독대하는 누군가이고~~~~뭐가 있겠습니까?..``독단주의가 지성주의와 결합되어 대중적 파급력을 보인다``--- 라는 과도한 언사로 비판과 견제당하는 너 김규항은 누구냐? B급이 재대로 꼴렸는가?아니면 새로운 파시스트의 유형이라도 나온건가? .....???
  • 노정태 2010/07/21 14:31 #

    저기 무슨 말씀이신지...
  • 2010/07/24 11:30 # 삭제 답글

    요즘 왜 글 안 쓰시나요
  • 노정태 2010/07/24 17:08 #

    블로그에는 자주 안 쓰지만 작업은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 2010/08/11 22:51 # 삭제 답글

    김규항씨 글은 사회적으로 의견을 낸 것인데 반해, 진중권씨는 거기다 개인적인 감정을 실어 문장 하나하나를 두고 반박, 아니 일종의 수준 높은 비꼬우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심지어 진보신당은 진중권 씨를 비롯한 진보신당 당적의 자유주의자들이..."라는 문장에서 진중권 본인의 이름이 거론돼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진중권씨가 씨네21에 기고한 글투대로 앞으로의 논의를 전개한다면 그것은 김규항과 진중권의 싸움이 될 뿐일꺼예요.
    김규항씨는 자유주의를 자본주의 체제를 지지하되 시민의 상식은 유지하려는 태도, 당으로 보자면 민주당 참여당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진중권씨는 분명히 자유주의자인 것이죠. 본인도 자유주의자임을 자처하고 있구요. 자유주의자를 자유주의자로 부른 것에 대해 굉장히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는데요, 왜 인지 모르겠습니다. 김규항씨의 의견은 진보신당은 자본주의를 반대하고, 체제 안에서 개선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겁니다. 그것은 사민주의이고, 진보신당 정체성의 큰 줄기일 것이구요. 그리고 그 안에서 또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겠죠. 큰 흐름은 같아야 한 지붕아래 있을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진보신당이 자유주의 정당과 다른 확신한 지점을 갖지 않는다면, 노회찬이 오세훈을 공격하는 데 치중하는 것으로는 한명숙이 아닌 노회찬을 지지할 이유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 겁니다.
    결과적으로 '자유주의자'를 비난한 글로 읽히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는 자유주의와 사민주의를 나누어 보고 있으며 사민주의가 자유주의와 분명히 선을 긋고 경쟁해야 하는 것을 말하고 있는것이죠.
  • 노정태 2010/08/11 23:49 #

    대단히 편향적으로 이해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언 님의 말씀대로라면 진중권은 "자본주의 체제를 지지"한 것인데, 그가 언제 그렇게 말했나요? 김규항처럼 요란스럽게 '나 사회주의자야'라고 떠벌이지 않는다고 해서, 그게 자본주의에 대한 지지로 해석될 필요가 있는 겁니까? 한숨만 나오네요. 저 역시 그런 의미에서라면 자본주의 체제를 지지하는 자유주의자일 겁니다. 김규항처럼 '나 사회주의자요'라고 떠벌이고 다닐 생각이 전혀 없으니까요.
  • 지나가는 2010/08/12 23:27 # 삭제 답글

    잘 읽었습니다~


    진중권의 생각 속에, 사민주의가 들어있다는 것은 사실인듯 합니다. 본인이 자처하기도 하구요. 그렇지만 김규항 입장에서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지켜본바, 항상 진중권이 발끈해오고 싸워왔던 분야는 진보적인 입장에서의 불의가 아닌 보편적인 입장에서의 불의였습니다.(표현의 리버럴리즘 이라든지 하는)

    물론 그러한 진중권의 포지셔닝은, 자유주의라고 하기도 무색하겠지요. 그의 포지셔닝은 (본인이 늘상 말하는 대로,) 상식선에서 어긋난 것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물론, 상식은 상대적일 수 있지만, 적어도 그의 화법과 따라 붙는 논의는 항상 대부분이 동의하는 약분불가능한 명제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예컨대 생명권과 관련해서 광우병건을 밀어 붙인다던지, 황우석건과 관련하여, 과학에 이의를 재기함은 당연하다던지, 개인의 표현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한다든지 하는 것들 말입니다. 물론 이러한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따위의 것들은 충분히 사민주의의 범주에 포함되어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비단 사민주의만의 것은 아니지요.

    그가 옳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좌이든 우이든(좌라고 하는데 저는 동의합니다만), 그가 관심을 가지는 부분은 상식적으로 불의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고,, 대부분 (적어도 촛불시위민정도는) 동의하는 부분들이었으며, 그가 반대하는 포지션들은 대부분 우익들의 것이긴 하였으나, 실상 그 주장들은 우익의 것이라기 보다는, 사이비 우익스런 비상식 적은 것들이 대부분 이었지요. 물론 누구의 입장에서는 미국소 수입이 충분히 상식적이고, 우익적인 입장에서 타당한 것이라고 주장할 지도 모르겠습니다마만, 그가 싸워왔던 부분은 비단 진보론적인 입장에서만 주장하는 부분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고 봅니다.

    그런점에서 김규항이 지적하는 부분은 그가 상식적인 부분들만 지적하는 것에 앞서, 이제는 제대로 진보적인 부분에 대해서 싸우길 바라는 것이 담겨 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이 듭니다. 진중권 씨는 가만보면, 자신이 논증하기 보다는, 상대의 주장의 모순 점을 지적하는것을 더 좋아하는 듯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진중권씨의 모습이긴 하나, 진보계열에서 싸워야할 부분 만은 아닌듯 합니다. 안티 우익이= 진보 일 수만은 없잖습니까. 진중권 씨가 이제는 좀 더 강한 주장을 폈으면 합니다.

    본인의 스타일이라고 주장하는, 상대의 말 가지고 놀고 비판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말이지요. 그것이 진보쪽에 좋은 무기가 되는 듯 하고 저역시 좋아하는 부분이지만, 그것만 하는 것이 진보일 수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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