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외에 아무도 나에게 모자를 씌울 수 없듯이, 아무도 나를 위해 대신 생각해 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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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선 시위, 남의 일이 아니다
이 사건을 보며 나는 몇 가지 상념에 사로잡혔다. 우선 테헤란을 뒤덮었던 밝은 녹색의 물결을 짚어보자. 무사비의 지지자들은 주로 여성, 도시에 거주하는 전문직 종사자, 고학력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앞서도 말했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선거 운동은 그 자체가 하나의 축제와도 같았다. 문제는 그러한 ‘축제와도 같은 선거’가 반드시 민주적인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일부 논자들은 여성이 중심이 되어 진행된 선거운동이 도리어 이슬람 원리주의적 사고방식에 고착되어 있는 보수층의 결집을 불러왔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 논리 자체는 부당한 피해자 탓하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중요한 것은 거기서 어떤 ‘교훈’을 얻어내느냐이다. 요즘 한국인들은 ‘축제’라는 개념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지 않나? 선거도 축제처럼 하고, 홍보도 유세도 축제처럼 하고, 심지어는 시위도 축제처럼 하고, 등등. 특히 촛불시위에 본격적인 사회 이슈를 접목시키려 들 때마다, ‘촛불시위의 자발성이 훼손된다’거나 ‘축제의 장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식의 반발이 없지 않았는데, 이번 사태를 놓고 보면 그 축제라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축제처럼 선거운동하다가 결국 목숨 걸고 데모하게 된 이란 국민들을 보면 분명히 그렇다. 무언가를 ‘축제처럼’ 하는 것은 하나의 방법일 뿐이지, 그 자체가 정치적 성격과 성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란 대선 시위, 남의 일이 아니다"(미디어스, 2009년 6월 18일)


민주주의를 위한 싸움, 민주주의의 싸움은 더 넓은 전선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저는 3년 반 뒤에 한국에서 이란과 같은 시위가 벌어지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가 민주주의의 토대를 파괴하는 모습을 수수방관해야 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겠죠.

이건 정말 어려운 문제라서 저도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결론이 명확하지 않은 것은 바로 그것 때문입니다.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군요.
by 노정태 | 2009/06/18 14:33 | 트랙백(2) | 핑백(1)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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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한단인의 빈수레 at 2009/06/19 00:25

제목 : 체제 전환에 대한 사소한 얘기들
이란 대선 시위, 남의 일이 아니다트랙백 걸린 글에서 노정태님이 쓴 물음에 대한 답을 하려는 건 아닌데.. 꽤나 생뚱맞은 원론 얘기겠습니다만 문득 예전 일이 생각이 나서 그때의 기억을 조금 정리할 요량으로 써봅니다. (게다가 3류 역덕이 시류 얘기를 해본들 제대로 된 얘기를 할 수 있을리도 없고..) [무언가를 ‘축제처럼’ 하는 것은 하나의 방법일 뿐이지, 그 자체가 정치적 성격과 성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라는 문장이 노정태님 글에......more

Tracked from 세상을 보는 검은 눈,.. at 2009/06/23 18:26

제목 : 이란 민병대와 애국기동단의 차이는 무엇인가?
위의 사진은 BP에서 촬영한 6월에 벌어진 이란 민병대의 모습, 아래의 사진은 오마이뉴스에서 촬영한 5월 15일, 애국기동단이 대한문 앞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를 철거하기 위해서 모인 모습이다. 잠시 주춤했던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아흐네마지드 대통령이 재선되자 무사비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거리로 나섰고, 이란 경찰과 군, 그리고 민병대가 시위대에 총을 난사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을 좀 발견하......more

Linked at 이멍박 대통렁과 즐거운 200.. at 2009/06/22 03:05

... 글 : http://kk1234ang.egloos.com/2377793http://kk1234ang.egloos.com/2377729(파리13구님의 이글루)http://basil83.egloos.com/4984536(노정태님의 블로그)이란 지배층의 움직임에 관한 글 : http://left21.com/article/6664 이글루스 가든 - 시사진보가든...시사 ... more

Commented by Moonseer at 2009/06/19 02:02

저는 원칙주의자라서 선거의 결과에는 승복해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정부가 실정을 하면 그건 좀 이야기가 다르죠.

원하시는 답이 아닌 줄 알지만, 전 일단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는 주의입니다. 비록 그것 때문에 수많은 시행착오가 생기고 같은 잘못이 되풀이되어도 말입니다. 지금은 균형추를 가운데로 되돌리는 것도 버거우니까요.
Commented by Moonseer at 2009/06/19 15:09

여기 아래 링크된 글을 읽어보니, 제가 알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듯 합니다. :)
Commented by guest at 2009/06/19 12:00
http://blog.daum.net/sibad

위 주소에 있는 글도 참조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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